경기 오산 세교3지구 사업 철회 파장은
매경닷컴 2011.03.23 04:02
지난 3월 8일 오후 지하철 1호선
오산대(물향기수목원)역 주변은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공사현장 곳곳에는 터파기만 진행됐고 멀리 세교신도시 휴먼시아아파트에
‘중도금 무이자 융자,
C1·C4블록 선착순 동호지정 분양’ 문구만 보였다.
제대로 된 기반시설이 없어 신도시라 불리기도 민망할 정도였다.
K공인 관계자는 “오산 세교3지구 개발이 취소됐다는데 1·2지구에도 미분양이 넘쳐나고 있다”며
“이럴 거면 애초에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푸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국 사업지 구조조정에 본격 나섰다.
지난 2월 도시개발사업인 충남 천안 매주지구, 택지개발 예정지인 서산 석림2지구 지정을
해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경기도 오산 세교3지구 사업을 전격 철회하기로 했다.
LH가 신도시 예정지에 대해 사업 철회를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산 세교3지구 사업이
무산된 이유는 뭘까. 사업성이 없기도 했지만 주민들의 사업 취소 요청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LH 측은 “지난해 말 주민설명회에서 자금난 등을 감안할 때 2016년 이후에야
세교3지구 보상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마침 주민 의견을
수렴해 보니 80%가량이
사업 취소를 원하고 있어 철회를 요청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2009년 9월 택지지구로
지정된 오산 세교3지구는 총
5.1㎢(약 154만평) 용지에 2만2669가구 주택을 지어
6만3000명가량을 수용하는 계획이었다. LH 자금난으로 보상이 미뤄진 채 중단
상태에
놓여 있다.
세교3지구 주민 80% 이상, “사업 취소하라” 오산 세교3지구 사업이 무산되면서
주변 부동산시장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존 오산 세교1·2지구 개발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부가 오산 세교신도시를 개발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세교신도시는 서울로부터
35km,
수원시로부터는 11km 떨어져 있고 사업지구 내로 봉담~동탄 간 고속도로가 통과하고 있다.
동편으로는 경부고속도로, 서편으로는
평택~화성고속도로가 남북으로 지난다.
세교신도시 주변에는 1호선 전철역 3곳(세마역, 오산대역, 오산역)이 있으며,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해 서울과
연결되는 5개 도로망이 갖춰져 있다. 공원만 30곳이 조성되는 데다 신도시 중
유일하게 수목원(물향기수목원)이 있어 자연환경이 쾌적한 편이다.
입지, 교통여건이 좋아
수도권 남부 대표신도시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그동안 신도시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돼왔다.
2009년에는 임대아파트
입주가, 지난해 10월부터는 분양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2008년 9월 세교신도시에서 분양한 1지구 C3블록의
‘세교휴먼시아-데시앙’(1060가구)이
첫 입주단지다. 세교신도시 아파트 분양가격은 현재 수도권 신도시 중 가장 낮은
3.3㎡당 800만원
안팎에 불과했다. 이를 필두로 올 5월 C1블록에서 297가구,
C4블록에서 580가구, 7월에는 B3블록에서 772가구가 잇따라 입주할
예정이다.
임대아파트 6753가구를 포함해 올해까지 총 9874가구가 입주를 마친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교신도시 아파트들은 미분양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공공분양물량은
900가구 정도 미분양된 상태다. LH는 지난 2008년 9월 C3블록과 2009년 10월 C1·C4블록 등에서
총 1937가구를 공공분양 했지만 절반가량인 900여가구가 미분양됐다.
오산 세교1지구 입주예정자 300여명은 지난해 10월 분양계약서를 반납하고 입주포기
의사를 밝힌 상태다. 민간분양 택지도 시작했지만 정작 건설사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LH는 지난해 말부터
오산대 동편에 위치한 민간분양 택지 D1 지역과 B6, C5 지역의
3개 블럭에 대한 택지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
택지를 공급받으려는
건설사들이 없어 민간분양 택지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오는 12월 완공 예정인 세교1지구
완공시기도 당초 예정보다 3년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오산 세교신도시 수용인구만
15만명, 기존 오산시 인구와 비슷
특히 오산시 인구는 계속된 유입으로 지난해 15만명 수준에서 올해 현재 18만명 정도다.
그런데 오산
세교1지구 계획 가구는 1만6249가구(4만9641명),
세교2지구는 1만2921가구(3만7521명), 세교3지구는
2만2669가구(6만3471명)로
1~3지구를 합하면 총 5만2000여가구, 15만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인구를 비교하면
또 하나의 오산시가
생기는 셈이다. 비록 오산시 인구가 계속 늘고 있지만 세교신도시가
아직 다른 신도시에 비해 자족도시 기능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세교신도시가
정착하기 위해선 주변에 대도시가 자리 잡아야 하는 실정.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오산 세교신도시 옆에는 이미 동탄신도시의
4만가구 12만명, 동탄2신도시 11만여가구
약 26만명의 공급계획이 있고 채 20km도 안 되는 지역에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화성 향남신도시
등이 자리 잡았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교신도시 공급물량을 보면 사실상 수요공급을 전혀 예측하지 않았다”며
“기존
세교1·2지구에서 미분양·공급대기물량만 2만가구에 달하는 것도 LH로서는 개발에
적잖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산 주변 부동산 침체될까 오산 세교3지구
사업이 철회되면서 이 일대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오산 일대 투자가치는
여전히 괜찮을까. 세교신도시는 평택과 기존 오산시를 결합하는 주거단지로 기대를 모았는데
예상보다
개발 규모가 축소돼 주변 토지가격부터 된서리를 맞을 수 있다.
김일수 씨티프라이빗뱅크 팀장은 “토지거래 감소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민간개발사업도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은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데다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난 지역이 아니라서
주택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개발
기대수요가 실망수요로 바뀌면서 토지시장은 다소 침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물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교3지구 공급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수도권 남부 부동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근 산업단지
근로자 수요가 많은 수원, 동탄, 병점 등 주변 공급이 줄어들어 세교 1, 2지구 입주 예정자와
인근 소형주택
소유자에게는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오산 세교신도시
개발이 주춤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변 동탄신도시 개발과 맞물려 투자가치가 괜찮다고
내다봤다. 최현일 교수는 “세교신도시는 동탄신도시에 인접해 동탄의 생활편의시설,
대중교통, 도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어 사실상 ‘동탄
생활권’으로 꼽힌다”며 “동탄신도시는
각종 호재로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세교신도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선
리치에셋 이사는 “오산 세교신도시는 멀리 볼 때 GTX, 제2경부고속도로 등
교통망 확충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는 금물이다.
채익종 다다디앤씨 사장은 “개발이 더 지연될 수 있으므로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 위주로
철도역과의 거리를 따져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태욱 대신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오산신도시 개발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작아지고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생겼지만
주변 동탄,
수원 등 주택공급 물량이 여유가 있어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불안 우려는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98호(11.03.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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