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의회 의원간담회, 무리한 송전탑 건설 논란
한전 송전탑 건설, ‘평택의 허파’ 파헤쳐
송전탑 지중화 “평택시가 돈이 많으면 자금대서 지중화해라”
“주민설명회 의무사항 아니다” 사전 공청회 없는 말 뿐인 소통
“일제 철심과 같은 철탑”, 평택시민 허파 부락산 ‘깊은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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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진위간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공사 주체인
한국전력이 시민을 무시한 무리한 공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평택시의원들에 의해 제기됐다.
평택시의회는 1월 25일 의원간담회를 열어
현안사업 23건에 대해 논의했으며 한국전력
송전개발팀 관계자를 출석시켜 최근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송탄~진위간 42개 신규
송전탑 건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의원들은 한전 관계자들에게 “주민과의 소통 문제,
지역 간 차별적 보상으로 민민 갈등을 유발한
점” 등에 대해 집중적인 공세를 폈으며, 한전 관계자는
“법적인 하자가 없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했다.
지중화, 평택시가 돈 많으면 해라?
첫 질문자로 나선 임승근 의원이 “공청회는
했는가”라며 한전의 주민 소통 문제를 제기하자
한전 관계자는 “주민설명회는 의무사항이 아니었다”라며 법적인 하자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임승근 의원은 “흉물스런 철탑을 세우면서 사전에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나 공감대 없이
강행한 것이 문제가 불거진 원인”이라며 “국책사업이라도 주민들에게 피해를 줘가며 대화도
안하는 이 같은 한전사업은 필요 없다. 집행부도 이에 대해 어떤 협의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철탑이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동안 공사를 하면서 2년 가까이 많은 노력을 해 42기 중 19기를 협의매수 하는
성과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송전탑 건설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승근 의원은 “어디는 마을회관도 지어주고 금품도 제공하면서 어디는 대상에서
빼는 등의 행위로 조용한 마을에 송전탑 문제로 반목과 갈등이 빚어지게 만들고 있다”며
“2년 동안 노력했다는데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원인데도 한전에서 전화 한 통 못 받았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치열한 설전으로 점차 뜨거워지던 토론 분위기는 의원들의 질문에 한전 관계자들이
정정 요구를 하면서 급격히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다.
발언권을 요구한 한전 송전개발팀장은 “우리가 지역지원 사업을 하며 현금지급을
한 사례는 없다”고 말하자 임승근 의원은 “내부적 근거에 의해 지원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에 송전개발팀장은 “내 얘기 좀 들으시라. 얘기하는데 자꾸 자르지
말라”는 등 고압적인 자세로 자신의 의견 피력에 나서 참석자들을 아연케 했다.
또 “지중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평택시가 돈이 많으면 자금 대서 지중화하거나
정부가 예산이 많으면 자금 대서 하면 된다”고 말해 지중화에 대한 한전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송전탑 공사로 깊게 할퀸 부락산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한전은 부락산 능선에 송전탑 설치공사를 하면서
설치 부지 2661㎡(800평)은 물론 진입로를 조성하기 위해 폭 6m, 길이 500m 규모로
산림을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은 수십 년생의 소나무들이 밀생한 지역으로 공사현장에는 잘려진 목재들이
쌓여있고 토사를 넣은 마대로 보강된 도로는 군데군데 균열을 보이고 있어 해빙기
붕괴사고와 장마철 산사태의 우려마저 낳고 있다.
특히 공사 인부가 추위를 피하기 위해 피운 모닥불 흔적이 남아 있고 중장비 엔진오일통 등
인화물질도 방치돼 자칫 산불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는 상황이다.
송전탑 설치 예정지 바로 옆에는 등산로가 있어 많은 시민들이 통행을 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송전탑 기초공사용 구덩이 4곳은 별도의 안전시설 없이 줄로만 경계를 구분해 놓아
추락 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충동에 사는 양진경(41, 주부) 씨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이 길로 등산을 하는데
얼마 전 공사를 시작하고 길도 내는 모습을 보며 이것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구덩이에 떨어질 것 같아 위험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에
고압송전탑이 들어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택시 송탄출장소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대부분 국유지며 시 소유는 진입로
초입의 591㎡(180평) 뿐”이라며 “국유지는 산림청 소관으로 평택시에서는 허가나
벌목에 관여할 권한이 전혀 없고 향후 복구 문제도 현재로선 손 쓸 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경환 의원은 “헬기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일제가 산에 철심을 박은 것과
같은 일을 하면서 산림을 훼손하면서 까지 굳이 진입로를 조성해야만 했는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산지훼손 문제가 불거지자 한전 관계자는 “장비가 들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으로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하고, 나중에 최대한 원상복구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공익사업임을 내세우며 밀어붙이기식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한전은 자신들의 입장만 관철하기 위해 44만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마저 무시하고 나서
그 횡포가 도를 넘었다”고 입을 모아 한전의 행태를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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